전차장 여러분!
사막의 혹독한 기후에서 전차의 위장은 어떻게 발달하였을까요?
이번 달 위장 특집에서는 모래 바람과 싸우면서도 완벽한 위장을 구현하기 위한 독일, 영국군들의 고군분투기를 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막 위장들이 월드 오브 탱크 게임 내에서는 어떻게 구현되었는지 소개합니다!
먼지바람이 몰아치는 메마른 사막은 누구에게나 견디기 힘든 혹독한 시련을 주는 환경일 것입니다. 전차의 냉각수는 사막의 열기로 인해 끓어오르고 엔진은 모래바람에 막히며 전차는 고철 덩어리로 변하기에 십상입니다. 숨 막히는 열기에 갇힌 승무원들은 열사병과 갈증에 허덕입니다.
때는 제2차 세계 대전, 고요했던 북아프리카의 사막지대는 참전국들의 최대 작전 무대가 되어 각종 전차가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북아프리카 전선에서 영국을 상대로 대패한 이탈리아는 나치 독일에 도움을 요청하고 곧 한 독일 장군이 도착하게 됩니다. 바로 훗날 '사막의 여우'라 불리며 북아프리카 전역에서 명성을 떨쳤던 독일 에르빈 롬멜 장군이었습니다. 로멜 장군은 영국에 대항하여 무섭게 공세를 펼침과 동시에 본국 독일에 지원과 보급을 끝없이 요청했습니다. 곧 많은 독일 전차가 북아프리카 사막에 도착하였고 그 중 사막 기후에 맞게 독특한 외관으로 변형될 전차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모래 전차
위장의 첫 단계인 도색을 하는 것부터 사막에서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피할 수 없는 모래바람은 페인트를 벗겨 내고 작열하는 태양 아래 새로이 칠한 색은 몇 주 못가 바래집니다. 먼지로 뒤덮인 전차의 외관은 사막 위장을 위한 고유의 색을 탄생시켰습니다. 예를 들어 V M4A1 Sherman 중형전차는 Olive Drab이라 불리는 갈색빛이 도는 녹색이 칠해진 채로 생산되었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이러한 색상은 사하라 사막의 환경과 잘 어우러져 위장의 제1원칙 "주변 지형의 여러 가지 시각적 특수성을 고려한 유사성과 단순성"을 잘 따르고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겨울 위장과는 달리 사막 위장의 채색은 전차 생산 과정에서부터 이루어졌습니다.
독일은 1942년까지 북아프리카에서 운용될 전투용 장갑차 도료를 개발하여 그 당시 표준 RAL 7021 회색보다 연한 색상인 RAL 7027과 연갈색의 RAL 8020이 탄생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색상으로 칠해진 독일 전차의 대부분은 소련-독일 전선에 투입되었고 롬멜 장군의 북아프리카 부대에 보급된 전차에는 "모래"색상인 RAL 1002이 칠해졌습니다.
독일군부는 사막에서 운용될 전차의 표준색을 탁한 노란색(dirty yellow)으로 채택하여 1943에는 모든 독일 전차가 노란색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사막 환경과 거의 완벽하게 조화되어 어우러진 색이었지만, 북아프리카 전선에 있는 전차에 적용될 때쯤엔 롬멜 장군의 기갑부대는 이미 패배하고 있었습니다.
반면 영국은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운용되는 전차들을 어두운 청록으로 채색했습니다. 사막의 노란 모래 언덕의 배경과 비교했을 때 이러한 전차들은 매우 눈에 띄었습니다. 따라서 새로운 색상인 일명 "Desert Yellow - 사막 노랑"을 개발하였는데 독일에서 채택한 사막 위장의 노란색보다 연한색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차이점은 도료가 갓 칠해진 상태에서만 구분될 수 있었고 두 색상 모두 곧 햇볕에 바래져서 연합군과 독일 전투 차량의 색상 구분은 거의 무의미해졌습니다.
1941-1945년 사이에 소련은 사막에서 전투를 치르지 않았지만 이러한 환경에 걸맞은 도료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1939년 8월 소련 기갑 전차 연구소에 의해 채택된 사막 위장의 표준 색상은 갈색과 연한 모래 색상이 포함되어 있으며 중앙아시아 지역 군 차량용으로 개발되었습니다.
사막 위장 무늬의 변화
사막 위장 패턴은 원칙적으로 노란색 계열이 가장 많이 쓰입니다. 하지만 예외도 있어서 영국은 한동안 모랫빛을 띈 노란색, 진회색, 청색 줄무늬 조합을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균일한 선으로 이루어진 패턴은 위장 효과가 떨어져 아프리카 전선 초창기에만 사용되었습니다.
결국 사막 위장은 반점과 얼룩무늬 스타일로 패턴이 매우 두껍고 크게 변해갔습니다. 때로 카키색 반점의 윤곽선을 검은색 도료로 칠하기도 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그 어떤 종류의 위장이든 혹독한 사막 기후는 며칠 혹은 몇 주 내로 고유한 색을 잃게 하기에 영국은 사막에서의 위장에 특별히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아프리카 전선에서 사용된 대부분의 연합군 군용 장비는 모래 빛을 띈 노란색일 뿐입니다. 그러나 전차 승무원들은 일단 붓을 잡으면 최대한의 상상력을 발휘했습니다. 예를 들어, 제9연대 소속 군인들은 짙은 녹색의 특정한 형태 없는 무늬를 노란색 기본 바탕에 덧칠하기도 했습니다.
독일군 또한 사막에서의 위장에 그리 적극적이지 않았으며 간혹 위장을 적용하면 너무 복잡하지 않은 무늬를 택했습니다.
아프리카와 동부 전선에서 모두 짙은 노란색 바탕에 갈색의 얼룩무늬로 구성된 두 가지 색 위장이 사용되었습니다. VII Tiger I 와 VII Panther 로 무장한 기갑부대는 위장을 가장 적극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유명했습니다.
북아프리카에서 사용된 사막 위장은 독일과 연합군 모두에게 인기를 얻지 못했으며 노랗게 칠해진 전차의 기본 색상으로 인해 모든 전차가 다소 비슷하게 보였습니다. 때문에 먼 거리에서 피아식별할 수 없었던 병사들은 불만 사항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다른 지역과는 다르게 사막에서는 전차 외부에 승무원이나 군인이 탑승할 때도 있었으며 뿐만 아니라 연료, 탄약, 물, 먼지 덮개, 텐트, 위장 그물 등을 운반해야 했습니다. 승무원은 전투에 돌입하기 전 이 모든 보급품을 전차에서 제거해야 했습니다.
자료 출처
글쓴이 - Vladimir Pinaev (러시아어)
- Kolomiets M., Moshchansky I. Camouflage of Red Army tanks 1930–1945.
- Zaloga, S. Blitzkrieg. Armor Camouflage and Markings, 1939-1940.
- White, BT British Tank Markings and Names.
- Mesko, J. US Armor Camouflage and Markings World War I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