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 특집] 실제 겨울 위장 vs 게임 비교!

소련 경전차 T-70

겨울은 모두에게 시련의 계절입니다. 전장에서의 겨울은 더욱 혹독하지요. 군인들에게는 보온이 잘되는 군복과 따뜻한 침상이 필요하며 장비 또한 동파 방지를 위해 윤활제와 특수 연료가 필요합니다. 위장도 한 단계 어려워집니다. 새하얗게 눈 덮인 풍경은 병사, 전차, 온갖 무기들의 실루엣을 더욱 눈에 띄게 합니다. 달빛이 빛나는 겨울밤, 눈밭에 위치한 전차와 병사들보다 더욱 완벽한 타깃은 없을 것입니다. 

전장에서 겨울을 나는 병사들은 군복 위에 특수 위장복을 착용하고 장비를 다시 도색해야 했는데 이러한 "겨울 위장"에는 반드시 따라야 하는 규칙과 특징이 있습니다.

겨울 위장의 까다로운 조건 

겨울 풍경에서 전차를 눈에 띄지 않게 하는 방법은 단순합니다. 전차를 흰색으로 도색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간단한 방법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겨울 위장을 위한 도료를 개발할 때 꼭 고려해야 할 특정 사항이 있었던 것입니다. 

전차가 공장에서 제조될 때 겨울 위장이 적용된 채로 생산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겨울 위장은 전장에서 즉흥적으로 탄생할 수 밖에 없었는데 종종 분필, 석회, 심지어 소금과 같은 재료가 사용되었습니다.

계절은 돌고 돕니다. 봄이 찾아오면 겨울 위장은 제거돼야 합니다. 따라서 겨울 위장 도료는 두 가지 반대되는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세척이 비교적 쉬워야 하지만 이와 동시에 전차가 거친 지형에서 흔들릴 때, 주포를 발사할 때 떨어져 나가서는 안 됩니다. 눈과 비를 견뎌낼 수 있어야 하며 도료 성분은 승무원 인체에 무해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겨울 위장은 눈과 흡사하게 보여야 합니다.

고려해야 할 중요한 사항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적의 특수 광학장비 사용입니다. 제2차 세계 대전 이전부터 "보이지 않는 전차"를 탐지하기 위해 특수 장비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맨눈으로 식별하기 어려웠던 위장 전차도 이러한 특수 장비의 매서운 시야를 피해갈 순 없었습니다. 따라서 겨울 위장은 적의 특수 장비에 발각되지 않기 위한 방법이 필요했습니다.

즉석에서 탄생한 겨울 위장

소련에서는 위와 같이 까다로운 요구 사항을 충족하는 "Dry white paint B" 도료를 표준으로 지정하였는데 천연 분필 성분, 석회, 카세인, 부식을 막기 위한 특수 첨가제가 포함되었습니다. 제2차 세계 대전 중에는 "Dry white paint B" 도료가 없으면 로진이나 나무 접착제로 희석된 분필 안료가 사용되었습니다.

추운 날씨가 시작되기 전 소련 적색군과의 전투를 끝내고자 했던 나치 독일 국방군은 겨울 위장 도료의 생산 주문을 뒤로 미루었습니다. 1941년 11월 18일, 세척으로 쉽게 지울 수 있는 위장 도료 주문에 뒤늦게 착수했지만 짧은 시간 내에 모든 독일 군대에 제공할 분량을 생산하기엔 무리였습니다. 따라서 당시 소련에 주둔해있던 독일 전차 승무원들은 즉흥적인 방법을 도입해야 했습니다. 석회 도료, 흰색의 넝마 조각, 심지어 실제 눈까지 사용하여 전차를 위장하였습니다.

1944~1945년 겨울, 연합군 또한 독일이 3년 전에 겪었던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었습니다. 겨울 위장을 위한 도료가 턱없이 모자랐던 것이었습니다. 승무원들은 주변에 있는 석회, 분필, 소금을 위장에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재료들은 건조되면서 전차 표면에 흰색 얼룩을 남겼고 좋은 위장 효과를 보였습니다. 도료 절약에도 효과적이어서 이와 같은 위장법은 곧 널리 퍼졌습니다.

단순한 패턴의 얼룩무늬를 입히는 것이 한 가지 색(흰색)으로 차체를 도색하는 것보다 높은 위장 효과를 보입니다. 따라서 즉석에서 탄생한 흰색 얼룩은 숲과 벌판으로 이루어진 겨울 배경과 잘 어우러졌습니다. 

흰색 도료의 부족

효과적인 겨울 위장을 위해 군사 전문가들 또한 투입되었습니다. 그들은 겨울 위장의 규칙과 표준을 정하고 이에 따라 탄생한 위장 무늬를 보급하였습니다. 소련 제1 전차 경비 부대는 겨울 위장의 규칙을 잘 따른 예로 유명합니다. 이들은 모스크바로 진격해오는 독일 군대와의 전투를 위해 위장에 더욱더 많은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이들은 전차를 넓은 흰색 얼룩으로 칠한 다음 얇은 흰색 바퀴 자국 무늬를 녹색의 전차 표면에 적용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자동차 바퀴 자국과 비슷하게 보이는 이런 위장을 "Wheel tracks"라고 합니다.

"Wheel tracks" 위장이 적용된  소련 제1 전차 경비 부대의 T-34

독일군도 도료 부족 상황에 예외일 순 없었습니다. 이들은 두 가지 색으로 구성된 위장 무늬를 고안하였는데 넓은 대각선의 흰색 줄무늬가 검은색 혹은 회색의 전차 차체에 적용되었습니다. 이 위장은 독일군의 표준 겨울 위장이 되었습니다. 공장에서 보급된 도료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 흰색을 칠할 수 있는 그 어떤 재료라도 사용되었습니다.

대각선의 겨울 위장이 적용된 독일군의 Pz III 전차

2차 세계 대전 당시의 겨울 위장에 관해 좀 더 넓은 관점에서 살펴보자면 통일성이 없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각 군대는 저마다 특징적인 위장 무늬와 형태를 고안하였습니다. 겨울 위장이 이런 혼란스러운 양상을 띠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흰색 도료가 부족했던 당시 상황과 겨울이라는 일시적인 계절상의 이유입니다. 계절이 바뀌어 눈이 녹으면 전차는 겨울 위장을 벗고 원래의 색상으로 돌아와야만 했던 것이지요.

아래에서 세계 대전 당시에 적용된 다양한 겨울 위장을 만나 보십시오! 

원문 - Vladimir Pinaev 

출처

  1. Kolomiets M., Moshchansky  I.  Camouflage of Red Army tanks 1930–1945.
  2. Zaloga,  S. Blitzkrieg. Armor Camouflage and Markings, 1939-1940.
  3. White,  BT  British Tank Markings and Names.
  4. Mesko,  J.  US Armor Camouflage and Markings World War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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