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차 개발의 역사 #6 - 2차대전 말기 전차개발 각축전

이번 주 전차 개발의 역사는 1944년 2차 세계대전 말 당시 전쟁의 주도권을 잡은 소련에 대응하기 위해 Tiger II 일명 'King Tiger'를 개발한 독일과 이들의 Tiger, Panther 전차를 상대하기 위한 연합국의 끊임없는 전차 개발 경쟁사를 알아보겠습니다.


 

전장에서 얻은 교훈 

제2차 세계 대전의 전장은 교전국 전차들의 성능을 비교하고 이에 따른 고칠 점을 제공한 시험의 장이기도 했습니다. 각국은 전차를 직접 운용하여 치른 전투를 통해 매우 유용한 실전 데이터를 얻었고 이는 전차 성능을 계속 발전시키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2차 세계 대전은 마지막 날까지 많은 전차가 실전을 치름과 동시에 시험대에 오른 경연이었습니다.

전쟁이 진행되는 동안 소련은 독일 Panther와 Tiger를 격파하기 위해 특별히 제작된 전차들을 개발했습니다. 그 중 첫 번째 전차는 T-34-85입니다. 주포 구경에서 이름을 따온 T-34-85는 훨씬 더 강력한 85mm 주포를 장착했습니다. T-34와는 달리 더욱 커진 포탑과 훨씬 무거운 85mm 포탄을 다루기 위해 포수가 탑승해야 했습니다. 이렇게 하여 전차 승무원은 총 5명이 되었습니다.

우수한 전차를 평가하는데 있어 중요한 3가지 기준으로는 화력, 장갑, 기동성인데 T-34-85는 이 모든 요소에 탁월한 역량을 보여줬습니다. 또한 T-34-85는 대량 생산이 쉬웠기 때문에 2차 세계 대전 이후에도 많은 공산주의 국가에서 계속 운용되었습니다. 비교적 최근인 1990년대 유고슬라비아 내전 당시에도 운용되었으며 2차 세계대전을 다룬 많은 영화에도 등장합니다.

<중형전차 T-34-85>

소련의 중전차 IS 시리즈 개발

T-34-85 중형전차 이외에도 소련은 IS 중전차 시리즈를 개발했습니다. "IS"는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의 지도자이자 독재자였던 조지프 스탈린의 이름(Joseph Stalin, 러시아어 : Иосиф Сталин, "Iosif Stalin")에서 따왔습니다. 이제까지 개발된 가장 강력한 전투 차량 중 하나인 이 전차를 지도자의 이름으로 명명함으로써 경의를 표한 것이었습니다. IS-2는 좀 더 발전된 디자인에 122mm 주포를 탑재했고 46톤의 무게가 나갔습니다. 단점이라면 낮은 분당 공격력과 아쉬운 기동성 그리고 최적의 보호 기능을 제공하지 못한 장갑의 성능이었습니다. 하지만 독일은 여전히 IS-2를 무시무시한 상대로 여겨 과소평가하지 않았습니다.

<중전차 IS-2>

독일의 중전차 Tiger II 개발

예나 지금이나 뛰어난 기술력으로 유명한 독일은 1944년에 'Tiger-II'라고 알려진 압도적인 크기의 'King Tiger' 전차를 개발했습니다. 이 전차는 기존 Tiger 전차와는 다른 새로운 디자인으로 탄생했지만, 여전히 'Tiger'라는 이름을 사용했습니다. King Tiger에는 강력한 88mm/71구경장포를 장착하여 무적 화력을 갖추었는데 2000m가 넘는 거리에서도 연합군 전차를 파괴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대부분 연합군 전차의 화력 범위를 훨씬 뛰어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무적으로 보이는 King Tiger에도 피할 수 없는 약점이 있었는데 바로 육중한 크기로 인한 약 70톤의 무게와 38km/h 정도의 최고 속도였습니다. 이는 기동성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미국의 현대식 전차 M1 Abrams가 77톤의 무게에도 불구하고 70km/h 이상의 속도로 기동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30여 년 전에 개발된 King Tiger는 시시각각 상황이 급박하게 변하는 전장에서 때로 큰 활약을 하지 못하였으리라는걸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더욱이 Tiger I, Panther와 비교하면 두배를 훨씬 뛰어넘는 생산비용과 제작 난이도 때문에 King Tiger는 채 500대도 생산되지 않았습니다.

<독일 중전차 King Tiger의  2차 대전 당시 실제 운용 모습과 전시 모습>

독일 전차를 무찌르기 위한 연합국의 대응

Tiger, Panther와 같은 새롭고 강력한 독일 전차들이 갑자기 전장에 등장하자 영국과 미국은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새로운 전차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영국의 해결책은 M4 Sherman의 76mm 주포를 개조해 강력한 17파운더 대전차포를 장착하는 것이었습니다. M4 Sherman의 새로운 개량형인 이 전차는 "Firefly"로 명명되었습니다. Firefly는 전장에서 좋은 성능을 보였으며 독일 전차와 비슷한 수준의 화력을 지녔습니다. 이로써 Sherman Firefly는 영국 기갑 부대의 주요전차가 되었습니다

미국은 독일의 유명 Tiger 전차에 직접 대응하여 강력한 90mm 주포로 무장한 M-26 Pershing 전차를 전장에 배치했습니다. 이 전차는 독일과 소련의 중전차와 비슷한 성능을 자랑했습니다. 영국은 또한 77mm 포를 장착한 순항 전차 A34 Comet을 배치했지만, 2차 세계대전은 곧 끝이 났습니다.

<미국 M-26 Pershing>

 

     <영국 A34 Comet>

아시아 정글에서 활약한 미국 전차들

2차 세계 대전 중 태평양 지역 또한 각국의 전차 성능을 과시할 주요 경연장이었습니다. 부드러운 풀과 잔디로 뒤덮인 유럽의 평원과 달리 광활한 대지와 많은 섬으로 구성된 아시아 지형은 기갑부대가 활약을 펼치기에는 많은 애로사항을 야기했습니다. 더구나 대부분 주요 전투는 주로 정글로 뒤덮인 동남아시아의 섬 주변에서 벌어졌습니다. 기갑부대에게 수풀로 우거진 정글보다 더한 전투 악조건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전차는 여전히 유용한 전투 무기로서 자신의 존재를 증명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차체 크기가 작은 미국의 M3, M5 전차는 정글과 같은 지형에서 운용하기에 적합했으며 일본의 Type 95, Type 97 전차보다 더 우수한 화력과 장갑을 성능을 보였습니다. M4 전차 또한 일본 전차를 쉽게 무찔렀습니다. 일부 M4 전차는 주포를 화염 방사기로 개조했는데 이러한 화염 방사기 주포는 암석과 동굴로 만들어진 요새에 숨어있는 일본군을 격파하는 데 효과적이었습니다. 

<이오지마 전투에서 운용된 M4A3R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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