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차장 여러분!
월드 오브 탱크의 전장을 누빈 시간만큼 "자동 장전 장치"라는 단어를 수없이 접했을 것입니다. 클립식 주포를 장착한 프랑스 전차 IX AMX 50 Foch 시리즈가 대표적인 예지요. 하지만 자동 장전 장치가 정확히 언제 개발되었는지,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했는지 정확히 알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번 주 역사 이야기는 자동 장전 장치의 개발과 발전 과정을 알아보겠습니다!
재장전 시간의 개선 요구
포탄을 장전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특히 모든 것을 수동으로 처리해야 했던 과거에는 포탄 장전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였을지 쉽게 상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발포에 걸리는 약 70~75% 시간이 포탄을 장전하는데 쓰인다고 합니다. 따라서 재장전 시간은 화력을 강화하기 위해 고려되어야 할 첫 번째 요소입니다. 이러한 개선 요구는 전차 개발사 초기부터 많이 제기되어왔으며 해결 방안으로는 자동화된 장전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었습니다. 바로 장전수없이 주포를 장전할 수 있는 복잡하며 정교한 기술인 "자동 장전 장치"였습니다.
자동 장전 장치의 탄생 배경
자동 장전 장치는 전차 성능을 결정하는 가장 주요한 요인으로서 전차 개발의 역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1차 세계 대전 초기에 생산된 전차의 표준은 영국의 Mark I과 같이 차체 양쪽 측면에 장착한 주포 및 포탑이 없는 형태에서 포탑을 장착한 형태로 발전하였습니다. 제1차 세계 대전 막바지에 프랑스에서 개발한 경전차 I Renault FT 는 조준에서 발사까지 사격의 모든 과정을 한 사람이 수행하도록 설계되었지요.
프랑스 Renault FT 전차
제1차 세계 대전에서 제2차 세계 대전 초기까지 생산된 대부분의 전차는 사격의 모든 과정이 수동으로 수행되었습니다. 승무원 한 명 혹은 그 이상의 인원이 수행하는 인원수의 차이는 있었지만 결국 수동 조작의 메커니즘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2차 세계 대전에 벌어진 본격적인 전차전은 포탄 종류에 따른 놀라운 파괴력을 증명합니다. 주포의 구경 또한 점점 커지면서 연사력의 중요성과 함께 자동 장전 장치의 필요성이 더욱 증대되었습니다.
자동 장전 장치를 탑재한 첫 번째 전차
자동 장전 장치의 개발은 2차 세계 대전 시기에 시작되었지만 제대로 된 기능을 갖춘 자동 장전 장치 시스템은 1945년이 되어서야 미국에 의해 탄생하게 됩니다. 이 기술은 중형전차 T22E1에 도입되기로 예정되었지만 자동 장전 장치 탑재 목적으로 설계된 VII T20 계열의 전차들은 결국 대량 생산되지 않았습니다. 이로 인해 자동 장전 장치를 탑재한 전차의 본격적인 개발은 40년대 후반과 50년대로 넘어가게 됩니다.
T22E1 전차의 "아버지" 격인 T20 전차
유럽 국가 또한 자동 장전 장치 개발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프랑스는 양산된 전차로는 처음으로 자동 장전 장치를 탑재한 경전차 AMX 13를 1954년에 세상에 선보입니다. 스웨덴은 1950년대 후반부터 자동 장전 장치를 도입한 Strv 103 전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합니다.
자동 장전 장치 작동 원리
게임 내 AMX 13와 Strv 103 운용법을 생각해보면 자동 장전 장치의 작동 방식과 장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장점은 매우 간단합니다. 바로 높은 연사력이지요. 예를 들어 AMX 13의 시제 전차는 각 6개의 포탄이 적재된 2개의 일종의 리볼버 장치를 탑재해 분당 12발을 발사할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요약하자면 자동 장전 장치의 기술은 반자동 총기 작동 원리에 기반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단지 규모가 조금 더 큰 형태로 재현될 뿐이지요. 발사 시의 반동으로 다른 포탄을 포신 구경으로 밀어 넣어 재장전되는 원리를 따르는 것입니다.
AMX 13 전차의 포탑
자동 장전 장치는 발사 속도 향상뿐만 아니라 말 그대로 장전수의 어깨에 짊어졌던 포탄의 무거운 무게를 덜어주었습니다. 자동 장전 장치의 개발로 인해 필수 승무원 인원이 줄어들어 전차의 크기는 더욱 작아질 수 있었습니다.
자동 장전 장치의 단점
하지만 자동 장전 장치에는 몇 가지 제한 사항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주포의 후미와 탄약을 적재하는 클립이 연결되어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자동 장전 장치를 도입한 전차들은 AMX 13, AMX 50의 요동 포탑과 같이 이에 특화된 작동 방안을 구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1950년대에 미국은 요동 포탑을 탑재한 전차 개발에 착수하였으나 시제 전차 생산에 그치는 등 끝내 개발을 중단하여 양산하지 않았습니다.
스웨덴 Strv 103 전차
자동 장전 장치를 보다 과감하게 도입한 전차라면 포탑이 없는 스웨덴 Strv 103 전차일 것입니다. 포는 차체에 고정된 상태에서 차체를 위아래로 움직이는 방식을 채택한 이 전차는 총 50개의 포탄을 적재할 수 있는 여러 개의 클립과 주포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주포와 포탄이 가까이 위치할 수밖에 없는 자동 장전 장치 전차는 피격 시 화재 위험이 높아 승무원 생존성을 저하시킵니다. 따라서 전차 개발자들은 연사력을 낮추지 않으면서도 승무원의 안전까지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장치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몇몇 국가는, 심지어 현대 전차에서도 자동 장전 장치를 채택하지 않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