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5대 이상의 상대 전차와 자주포를 상대로 싸워 승리한 플레이어에게 수여되는 콜로바노프 훈장은 월드 오브 탱크에서 획득하기 만만치 않은 훈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력과 운이 따라주는 의지의 플레이어만이 이 훈장의 주인이 될 수 있죠.
이렇게 획득 조건이 까다로운 훈장의 실제 주인공 지노비 콜로바노프는 과연 어떤 업적을 이뤘을까요? 훈장 뒤에 가려진 흥미로운 2차 세계 대전 이야기를 살펴보겠습니다.
지노비 콜로바노프(Zinoviy Kolobanov)는 1910년 크리스마스에 러시아 아레 피노 (Arefino) 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당시 혁명으로 인해 몹시 혼란스러웠던 소련의 상황은 내전으로 치달았고 그의 가족 역시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됩니다. 지노비 콜로바코프의 아버지는 그가 10살이었을 때 내전으로 사망하게 되고 어린 그는 집단 농장에서 어머니와 함께 어린 시절을 보냅니다.
1933년 2월 16일, 그는 대학교 3학년 때 붉은 군대 제70 보병사단으로 배치되어 군인으로서의 경력을 시작합니다. 이후 기갑 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뒤 레닌그라드에 위치한 제2기갑 여단 소속의 제3독립 전차 대대로 배치되었습니다.
그 후 몇 년 동안 빠르게 진급하여 1939 ~ 1940년 시기에 겨울 전쟁(소련-핀란드 전쟁)에 참전하였습니다. 이 전쟁에서 그가 지휘하던 3대의 전차가 파괴되었지만 그는 사령관으로서 훌륭한 능력을 입증하였습니다.
제2차 세계 대전이 유럽 전역을 휩쓸던 1941년 7월 3일, 중위 계급을 단 지노비 콜로바노프는 제1전차사단 소속의 제1전차 연대로 재배치되어 북부 전선으로 발령받습니다.
1941년 7월 2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레닌그라드에 대한 독일군의 공격은 점점 거세지고 있었습니다. 콜로바노프는 레닌그라드 외곽에 위치한 크라스노바데스크 (Krasnogvardeysk) 마을에서 레닌그라드를 향해 진격하는 독일군 제1,6,8 전차사단을 저지하라는 임무를 맡습니다. 그가 받은 명령은 간단했습니다. “죽음을 불사하고 적을 섬멸하라”
5대의 KV-1에 탑승한 콜로바노프의 병사들로는 독일 전차사단을 전면전으로 상대하기에 충분하지 않았기에 주변 지형을 이용한 엄폐 작전을 펼치기로 하였습니다. 양옆 늪지대를 끼고 땅을 파서 KV-1의 포탑만 내놓은 채 매복하여 독일군을 기다렸습니다.
대전차용 철갑탄을 적재한 콜로바노프의 KV-1은 첫 번째 독일군 전차가 거리에서 모습을 드러내자 침착하게 결정적 순간을 기다렸다가 첫 번째 포탄을 발사하여 한 번에 격파시켰습니다. 처음에 대전차지뢰를 밟은 것이라고 생각했던 독일군은 두 번째 전차가 공격을 받고 나서야 매복한 소련군의 존재를 알아차렸습니다.
콜로바노프는 독일군 대열 최후방 전차들을 공격하여 이들의 퇴각을 막고 침착하게 공격을 이어나갔습니다. 약 30여 분의 전투에서 콜로바노프가 탑승한 KV-1 전차는 탄약이 다 떨어지기도 전에 22대의 독일 전차와 견인포 2문을 잿더미로 만들었습니다. 또 다른 KV-1도 공격에 가세하여 총 21대의 독일 전차를 격파하였습니다.
이날 전투에서 총 43 대의 독일군 전차가 단 3대의 소련 KV-1에 의해 파괴되었습니다. 다른 2대의 KV-1 전차는 사격 명령을 기다리고 있어서 포격에 직접 가담하지는 않았습니다. 격전을 치른 콜로바노프와 부하들 전차에는 독일군에 의한 156여 개의 피탄 흔적이 남았지만, 그 어느 것도 관통된 것은 없었습니다.
콜로바노프는 이 전투에서 보여준 뛰어난 지략과 업적으로 소련 정부로부터 적기훈장을 수여 받았습니다. 콜로바노프는 이후에도 계속 전장에서 활약하다 1941년 9월 15일, 독일군의 포탄 파편을 머리와 척추에 맞는 중상을 입어 전쟁 후반기를 병원에서 보내게 됩니다.
- 임무: 콜로바노프 훈장
